러닝머신을 꾸준히 타려면 이렇게 시작하세요

얼마 전 헬스장에서 옆 사람의 속도에 맞춰 러닝머신을 타다가 5분 만에 숨이 찬 적이 있다. 그 뒤로는 남의 화면보다 내 호흡을 먼저 보게 됐다. 러닝머신은 속도와 시간을 숫자로 보여줘서 편하지만, 그 숫자에 끌려가면 운동이 금방 부담스러워진다.
처음 10분은 내 속도를 찾는 시간
처음부터 뛰지 않아도 된다. 3~5분 정도 편하게 걷다가 조금씩 속도를 올려보자. 옆 사람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숨이 차는 속도라면 걷기 운동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숫자가 필요하다면 시속 3~4km에서 출발해 볼 수 있지만, 보폭과 체력에 따라 편한 속도는 다르다.
특히 러닝머신은 벨트가 움직이기 때문에 바닥에서 걸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시작할 때는 양옆 발판에 서서 낮은 속도로 기계를 켠 뒤 벨트 위로 올라가는 편이 안정적이다. 비상 정지 클립이 있다면 옷에 연결하고, 속도를 바꿀 때는 버튼을 누른 다음 몸이 적응할 시간을 잠깐 주자.
처음 며칠은 20분을 채우는 것보다 운동을 끝낸 뒤에도 여유가 남는지 확인하는 게 낫다. 10분만 걸어도 다음 날 다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반대로 첫날 무리해서 40분을 버티면 며칠 동안 러닝머신을 피하게 되기도 한다.
걷기와 뛰기를 섞으면 시간이 빨리 간다
계속 같은 속도로 걸으면 시계만 보게 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는 빠르게 걷는 구간과 편하게 걷는 구간을 번갈아 넣어보자. 예를 들어 5분 천천히 걷고, 2분 빠르게 걷기와 2분 편하게 걷기를 네 번 반복한 뒤 5분 속도를 낮추면 총 26분이다. 빠른 구간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정도면 충분하다.
뛰고 싶다면 빠르게 걷는 구간 중 일부를 가벼운 달리기로 바꾸면 된다. 처음에는 1분 뛰고 2~3분 걷는 식으로 짧게 시작해도 좋다. 뛰는 시간을 한 번에 크게 늘리기보다 같은 구성을 몇 차례 편하게 해낸 뒤 조금씩 바꾸는 편이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기 쉽다.
화면에 표시되는 칼로리는 운동을 이어가는 재미로만 보자. 같은 30분이라도 몸무게, 속도, 경사에 따라 실제 소모량은 달라진다. 숫자 하나보다 이번 주에 몇 번 운동했는지, 끝나고 얼마나 개운한지가 꾸준함에는 더 쓸모 있는 기록이다.
경사보다 자세를 먼저 챙긴다
경사를 올리면 평지보다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간다. 그렇다고 시작부터 경사를 높일 필요는 없다. 평지에서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을 때 경사를 조금 올려보고, 종아리나 허벅지에 부담이 크면 다시 낮추면 된다. 경사를 높여 놓고 손잡이에 몸을 기대면 걷는 모습도 어색해지기 쉽다.
시선은 발끝이나 화면 아래쪽에 오래 고정하지 말고 앞을 향한다. 어깨 힘을 빼고 팔은 편하게 흔들면 된다. 발이 벨트 앞쪽 덮개에 자꾸 가까워지거나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면 속도를 낮추고 걷는 위치를 확인하자. 손잡이는 균형을 잡아야 할 때 잠깐 사용하는 정도가 편하다.
신발도 은근히 차이를 만든다. 발에 잘 맞고 밑창이 지나치게 닳지 않은 운동화라면 걸을 때 발이 덜 신경 쓰인다. 신발끈이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물병이나 휴대전화는 움직이는 벨트 위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두자. 작은 준비지만 운동에 집중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내리기 전 5분이 다음 운동을 편하게 한다
운동을 마치자마자 정지 버튼을 누르면 움직이던 몸이 갑자기 멈추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 3~5분은 속도를 낮춰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가라앉히자. 벨트가 완전히 멈춘 것을 확인한 뒤 내려오면 발을 헛디딜 일도 줄일 수 있다.
운동 기록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날짜, 걸은 시간, 편했던 속도 정도만 적어도 다음번 출발점이 생긴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20분을 무난하게 걸었다면 이번에는 같은 속도로 한 번 더 걷거나 시간을 2~3분 늘려볼 수 있다. 매번 속도를 올려야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 중 어지럽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속도를 낮추고 멈추는 게 맞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목표 시간을 채우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러닝머신의 장점은 날씨와 관계없이 내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데 있다. 꾸준히 타는 사람에게 필요한 숫자는 가장 빠른 속도보다 다시 시작하기 좋은 속도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