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설립비용 줄이려면 이렇게 계산하세요

얼마 전 지인이 작은 온라인 판매 법인을 만들려고 견적을 받아봤는데, 한 곳은 16만 원대라고 하고 다른 곳은 80만 원이 넘는다고 해서 꽤 당황하더라고요. 사실 법인설립비용은 한 덩어리로 보면 헷갈리지만, 나눠서 보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꼭 내야 하는 세금과 수수료가 있고,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대행 비용이 따로 있습니다.
법인설립비용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먼저 구분부터 잡아두면 견적서를 볼 때 훨씬 편합니다. 법인설립비용은 보통 ‘공과금’과 ‘대행 수수료’로 나뉩니다. 공과금은 등록면허세, 지방교육세, 등기신청 수수료처럼 법인 설립 과정에서 납부하는 비용입니다. 직접 신청하든 법무사를 이용하든 기본적으로 발생합니다.
반면 대행 수수료는 법무사나 설립 대행 업체에 맡길 때 붙는 비용입니다. 직접 전자등기를 하면 이 부분은 줄일 수 있지만, 정관 작성, 주식발행사항 결정, 임원 서류, 잔고증명서, 등기 신청까지 직접 챙겨야 합니다. 처음 해보는 분이라면 비용을 아끼는 대신 시간이 꽤 들어갈 수 있습니다.
- 공과금: 등록면허세, 지방교육세, 등기신청 수수료
- 부대비용: 법인인감 제작, 인감증명서, 등기부등본 발급 등
- 선택비용: 법무사 수임료, 세무사 상담료, 비상주 사무실 비용
자본금 1,000만 원이면 얼마가 들까요
가장 많이 물어보는 기준이 자본금 1,000만 원입니다. 비과밀억제권역에 본점을 두는 일반적인 주식회사라면 등록면허세 최저 금액 112,500원, 지방교육세 22,500원, 등기 관련 수수료를 더해 대략 15만~17만 원 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 생활법령정보에서도 주식회사는 본점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해야 회사가 성립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점 주소가 서울이나 일부 경기·인천처럼 과밀억제권역에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등록면허세가 보통 3배로 중과되어 337,500원이 되고, 지방교육세도 그에 맞춰 67,500원이 됩니다. 여기에 등기 수수료를 더하면 같은 자본금 1,000만 원이라도 약 42만~43만 원 정도로 올라갑니다.
- 비과밀억제권역: 약 15만~17만 원
- 과밀억제권역: 약 42만~43만 원
- 차이: 대략 27만 원 안팎
숫자로 보면 꽤 차이가 납니다. 사무실 위치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주소지가 비용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두는 게 좋습니다. 다만 단순히 세금만 보고 사업과 무관한 지역에 본점을 두면 은행, 투자, 거래처 대응에서 불편할 수 있어요.
자본금이 커지면 비용도 같이 올라갑니다
등록면허세는 기본적으로 자본금에 비례합니다. 비과밀억제권역 기준으로 자본금의 0.4%, 과밀억제권역은 중과가 적용되면 1.2% 수준으로 계산하는 식입니다. 다만 자본금이 낮을 때는 최저세액이 있어서 자본금 100만 원, 500만 원, 1,000만 원이 모두 비슷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과밀억제권역에서 자본금 5,000만 원이라면 등록면허세가 20만 원, 지방교육세가 4만 원입니다. 수수료까지 더하면 27만 원 안팎이 됩니다. 자본금 1억 원이면 등록면허세 40만 원, 지방교육세 8만 원이어서 공과금만 50만 원대가 됩니다. 과밀억제권역이라면 이보다 훨씬 높아집니다.
그래서 처음 법인을 만들 때 자본금을 무조건 크게 잡는 것이 항상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물론 자본금이 너무 적으면 거래처나 금융기관에서 회사 규모를 작게 볼 수 있습니다. IT 프리랜서 법인이나 컨설팅업은 500만~1,000만 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재고를 들고 가는 이커머스나 제조업은 운영자금 때문에 3,000만 원 이상을 잡는 사례도 있습니다.
무료 설립 광고를 볼 때 확인할 부분
요즘 ‘법인설립 무료’라는 문구도 자주 보입니다. 근데 여기서 무료는 보통 대행 수수료가 무료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등록면허세나 지방교육세 같은 공과금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견적서에서 공과금과 대행료가 분리되어 있는지 꼭 봐야 합니다.
또 하나는 세무기장 계약 조건입니다. 어떤 업체는 설립 대행을 무료로 해주는 대신 몇 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세무기장 계약을 전제로 하기도 합니다. 세무기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지만, 아직 매출이 없거나 직접 신고할 계획이라면 총비용을 다시 계산해봐야 합니다.
- 공과금 포함인지 별도인지 확인
- 법인인감 제작비가 포함됐는지 확인
- 정관 작성 비용이 별도인지 확인
- 세무기장 의무 계약 기간이 있는지 확인
- 사업자등록 대행까지 포함되는지 확인
아끼려면 주소와 자본금부터 계산하세요
법인설립비용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본점 주소와 자본금을 먼저 계산하는 겁니다. 과밀억제권역에 꼭 있어야 하는 사업인지, 자본금을 처음부터 크게 넣어야 하는 업종인지 따져보면 예상 비용이 바로 달라집니다. 단순 사무형 사업이고 거래처 미팅이 거의 없다면 공유오피스나 비상주 사무실을 검토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인허가 업종은 조심해야 합니다. 통신판매업, 여행업, 건설업, 인력공급업처럼 업종에 따라 별도 요건이나 실사, 최저자본금 성격의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법인만 만들었다고 바로 영업이 가능한 건 아닌 경우가 있으니, 업종 요건은 설립 전에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로 기준 정보는 대법원 생활법령정보의 주식회사 설립등기 안내와 등록면허세 관련 안내를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생활법령정보: https://www.easylaw.go.kr,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실제 납부액은 주소지, 자본금, 신청 방식, 대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견적서를 받을 때 항목별로 나눠서 보는 습관이 가장 유용했습니다.
제 경험상 처음 법인을 만드는 분들은 ‘총액이 얼마냐’보다 ‘왜 이 금액이 나왔냐’를 이해하는 순간 훨씬 덜 흔들립니다. 자본금 1,000만 원 기준으로 비과밀 지역은 16만 원 안팎, 과밀 지역은 43만 원 안팎이라는 감만 잡아도 과한 견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